중국이 북한이 저지르는 짓거리들에 대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포용력(?)을 보이며 국제사회의 당연한 조치나 발언에조차 사사건건 훼방을 놓으려 드는 이유에 대해 일반적으로 먼저 떠오르는 것들은 막연히 하나 뿐인 혈맹이니까, 혹은 그게 자신들의 국익에 부합되니까, 아니면 북한이 무너지고 미국의 맹방과 딱 맞대고 있는 것이 껄끄러워서 라는 것 등이다.
하지만 체면이고 자시고 일단 실속부터 챙기는 것만으로는 세계제일을 노릴법한 저 중국이 아무리 다른 이유가 있다 해도 솔직히 저정도까지 할 이유가 있나 싶을 정도로 국제 여론과는 완전히 정반대의 행동을 홀로 고수하는 것(심지어 부시정권때의 미국이 폭주할 때도 편들어주는 애들은 꽤 있었다!)에 대해 확실히 이거다 하고 집어 말할 수 있을 법한 이유에 그리 확실한 해답은 존재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서 매우 이상하다. 현재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그야말로 '난 아무것도 안 보여, 아무것도 안 들려, 그러니 그냥 좀 곱게 넘어가자' 라는 수준이라 참 뭐라고 해야하나? 중국 지도부 전체가 김씨왕조에 뭐 대대로 크게 약점 잡힐 거리라도 있었나 싶은 정도?ㅋ
나도 항상 관심은 가지고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딱히 이거다 하고 집을만한게 안보이니......
그런데 이집트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민주화 운동에 대한 중국의 반응을 보니 여기에 그 맹목적인 북한사랑(?)의 이유에 대한 가설이 하나 생각났다. 일하는 중에 딴생각으로.[....]
현재 중국 관영매체들은 매우 높은 경계심을 가지고 현재 이집트의 상황을 자국 국민들에게 알리고 있으며,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며 '저렇게 해서는 안된다' 라는 점을 반복해서 가르치려고 하는 듯 하다.
그에 비해 한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민주국가들은 무바라크 이후가 심히 아쉬울 것이라고 예상은 하면서도 대부분.....이랄까, 사실상 모든 언론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후에 등장할 집권세력, 높은 확률로 무슬림 형제단-_-, 에 대해 불안감이 표출되기는 하나, 최소한 이집트 국민들의 민주화 시위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 일색. 지금 보면 거의 중국 혼자만 이집트 민주화 운동에 부정적이며, 중국 혼자만 북한이 저지르는 짓거리들에 강한 언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꽤 비슷하다. 한쪽은 뚝 떨어진 중동지방이고, 한쪽은 바로 인접국의 문제인데도 참 묘한 일관성이랄까, 그런게 느껴진다는 거?
일단 현재 이집트 민주화 운동에 대한 중국의 반응을 통해 한번 더 확실히 알 수 있는것 하나가, 현재의 중국 정권은 소위 민주화라는 것에 알러지라고 할만큼 강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으며 그것을 대외적으로나 대내적으로나 어필하는데에 주저함이 없다는 것. 이쯤되면 거의 경끼를 일으킨다고 해야하나 싶은데....아예 인터넷 검색엔진에 이집트에 대해 검색하는 것 조차 차단하고 있다니 이건 진짜 뭔 발악이지 싶을 정도. 중국 관영매체들의 부정적인 시각은 현 중국 정권의 민주화 운동에 대한 공포 내지는 생리적 혐오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얘들은 천안문이 그리 트라우마였니?ㅋ
북한문제와 이집트 민주화 운동은 정말 관계없는 일로 보일 수 있지만, 그리고 중국 지도부도 의도적으로 연관지으려 하지 않았을 거 같기도 하지만 내 느낌으로는 여기에 연결고리를 하나 얽어낼 수 있을 법 하다.
자 일단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세에 결국 동참해서 북한이라는 연에 실이 딱 끊어지고 북한이 개발살이 났다고 가정해 보자. 현재의 북한 영토와 인구를 남한이 접수하건 중국이 접수하건 이 연결고리엔 별 의미가 없다. 여기서 중요한건.......
이것이 가장 중요한 연결점이다. 현재의 북한 지역에서 벌어질지도 모르는 소요, 새로운 국경선 문제 (그것이 현재의 중-북 국경을 계승하건, 아니면 북한을 분할하건) 등은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중요한것은 딱 저것 하나뿐.
보통 이쯤 되서 연관짓는것은 미군이 주둔하는 미국의 주요 동맹국과 중국이 딱 맞닿게 되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 아니냐인데......
그것도 별로 중요하지 않을 지 모른다.-_-
중요한건 국경을 맞댈 대한민국 그 자체가 아닐까 하는데, 딱히 대한민국이라는걸 과대평가해서 중국이 현재의 대한민국 자체와 국경을 맞대거나 그거갖고 티격태격하거나 하는걸 두려워한단 소리가 아니다. 조만간 중국의 신장-위구르 자치구와 접경한 카자흐스탄에 미군기지가 들어설 예정인데, 중국은 당연히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중. 하지만 딱히 그 외에 뭘 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까놓고 말해서 힘으로 한국을 누르려면 누를 수도 있을거고, 경제적으로 마찰을 빚더라도 중국보다는 한국이 훨씬 아쉬운 판. 솔직히 말해서 역량 자체가 너무 차이가 크다. 체급이 완전히 다른데 뭐......
그런데도 중국이 껄끄러울 수 밖에 없는 딱 하나가 대한민국 역사에 있다. 정말 별 관계없어보일지도 모르겠으나, 현재 이집트 사태에 대한 중국의 반응과, 북한에 대한 중국의 맹목적인 덮고 넘어가기 신공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하나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전대갈 등과 피터지게 싸워서 민주화를 이루었다.
한국은 현재의 이집트에 비하면 음......대선배쯤?
중국이 천안문 시위를 유혈진압해서 민주화 운동을 틀어막는데 성공했고 지금도 계속 억눌러 오고 있는데, 한국은 광주에서의 항쟁 이후로도 계속 싸워서 결국 전두환 정권을 굴복시키고 민주화에 성공. 심지어 친기업적에 서민들 압박한다고 오만 욕을 다듣고 외모도 솔직히 호감간다고 할 수 없[........]는 현 가카조차도 민주화운동 경력이 있을 정도.
지금은 그나마 지리적으로 북한이라는 희대의 개막장 집단이 가로막고 있지만, 언젠가 북한이 개발살나고 나서 딱 붙는다는건 꽤 거식할걸?
안그래도 민주화니 이집트니 천안문이니 검색을 막고 관영매체들 동원해서 국민들 딴생각 못하게 하려고 노력중인데 만약 한국이랑 딱 접경해서 사람도 들락거리고 서로 얘기하고......그러다 보면 한국 근현대사 얘기도 나오고 민주화 얘기도 듣고 하는것까지 어찌 막으려나 싶다. 지금 사업이나 여행, 유학 등으로 들락날락 하는거야 그쪽에서 통제도 하고, 이쪽에서도 좀 사리고 하니 별 영향이 없겠지만.
현재 중국-북한 국경이란것도 보니 일부 지역은 그냥 여울 수준인데......만약 저게 미래의 한-중 국경이 된다면 그냥 돌멩이에 랜선 묶어서 건너편에 휙 던지면 바로 한국의 무제한 인터넷에 접속, 필터링이건 뭐건 아무 소용이 없겠더만. 아니 뭐, 그럴것도없이 성능 좀 빠방한 무선라우터 켜놓고 있으면 건너편까지 넷스팟이 될거같기도 한데?
즉 현재 드라마 따위의 한류처럼 한국발 민주화가 번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고보니 한류에 대해서도 별로 안좋게 얘기들 하던데, 한국에서 뭔가 비물질적인 퍼져오는걸 경계한다는 것의 연장선상으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중국이 북한에 대해 맹목적인 사랑을 세계 여론의 질타를 얻어맞아가면서까지 고수하는 것은 미군주둔 서방국가와의 접경도, 하나뿐인 혈맹을 잃는다는 우려도, 혹은 다른 이득을 잃어서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국민 스스로에 의한 민주화'에 성공한 서방국가와 마주보는 것에 거부감을 느껴서가 아닐까 한다.
까놓고 말해서 한국 은근히 대단한건 맞을지도. 2차대전 후 신생독립국 중에 이정도까지 경제적으로 크고 아름다워진 나라도 없고, 거기다가 국민이 스스로 제대로 된 민주체제를 성립시킨 나라같은건 정말 없다, 눈씻고 찾아봐도 읍따.-_-
솔직히 환빠들 개드립을 제외한다면 지금까지 한반도 지역에 출현한 그 어떤 국가보다도 세계적으로 차지하는 비중이 큰게 대한민국. 지도 펼쳐보면 크기도 쪼만하고 뭔가 한가닥 하는 애들이랑 비교하면 참 초라해 뵈긴 하는데, 지금 한국 정말 엄청난 나라임. 1945년에 독립할때 그 처참한 몰골이었다가 대체 뭘 끼얹어서 여기까지 큰건지 참.....[.....]
그 결과로 미국은 어디든 개입해서 저렇게 키울 수 있구나 하는 범세계적인 착각에 빠지게 되었고, 중국은 국민들한테 롤모델로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은 혐오스럽기 짝이 없는 코스믹 호러민주화 괴물 보듯이 보게 되었다는 훈훈한(?) 엔딩,
P.S:
오랜만의 본업 포스팅.[....]
절대로 마비라거나 덕질이라거나 하는게 본업이 아닙니다. 네, 지금까지 모두 오해입니다, 허허허허.[....]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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